취임후 첫 국정원 업무보고 받아… “충성 대상, 대통령 아닌 국민” 서훈 원장 “1년간 적폐 관행 해소… 안보 선제대응형 2차 조직 개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받고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권을 향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국정원법 개정안을 연내 통과시켜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을 방문해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하게 약속한다.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결코 대통령 개인이나 정권이 아니다.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국가와 국민”이라고 덧붙였다.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등이 문제 되는 상황에서 정보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어도 국정원의 위상이 달라지지 않도록 우리의 목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 국정원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이름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대공 수사권을 타 기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문 대통령은 서 원장의 보고가 끝난 뒤 “국정원이 자랑스럽고,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제 국정원은 ‘적폐의 본산’으로 비판받던 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났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되었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이름 없이 산화한 정보요원을 추모하기 위해 국정원 청사에 마련된 ‘이름 없는 별’ 석판 앞에서 묵념했다. 업무보고 뒤에는 국정원의 원훈(院訓)석 앞에 국정원 창설 연수와 수령이 같은 57년생 소나무를 기념 식수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