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1998년 4강전 리턴매치 당시 거센 슈케르 돌풍 재우고 아트 사커의 프랑스 첫 우승 하루 더 쉬고 상대전적 앞서고… 이번에도 프랑스 승리 확률 높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2-1로 역전승하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프랑스 대표팀. 당시 4강전에서 프랑스에 패했던 크로아티아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크로아티아에서는 모든 사람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신성한 종목이 축구였다. 1998년에 출발점을 만들었고, 이번 월드컵은 두 번째 도약이 될 것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발칸의 창’으로 불리며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이끌었던 공격수 다보르 슈케르(50). 당시 6골로 득점왕에 오른 그는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크로아티아를 4강에 올려놨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후 전쟁과 실업 사태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던 크로아티아에 슈케르는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당시 크로아티아 방송은 “기분이 좋지 않을 땐 우리 축구팀의 활약상을 다시 한 번 보는 게 특효약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하루 종일 슈케르의 골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4강전에서 수비수 릴리앙 튀랑이 2골을 터뜨린 프랑스에 1-2로 덜미가 잡혔다. 선제골을 넣고도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한 슈케르는 굵은 눈물을 흘렸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득점왕이었던 크로아티아의 다보르 슈케르가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미국 ESPN이 자체 분석 시스템인 ‘사커파워 인덱스’로 계산한 결과 프랑스의 승리 확률은 59%, 크로아티아는 41%였다. 이 시스템은 A매치 성적, 평점 등을 종합해 확률을 계산한다. 역대 전적에서도 프랑스가 3승 2무로 우위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프랑스가 7위, 크로아티아가 20위. 체력전에서 앞서 있는 팀도 프랑스다.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보다 하루 먼저 4강전을 마쳐 휴식을 가졌다. 또한 크로아티아는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쳐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선수들이 설욕에 신경 쓴 나머지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나도 1998년 월드컵 4강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에서는) 우리의 플레이를 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