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빨대 관리 ‘구멍’
유럽 같은 선진국과 스타벅스 등이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빨대 관리는 엉망이다. 폴리프로필렌(PP) 단일 재질인 빨대는 분리 선별만 하면 거의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게가 가벼운 빨대는 비용 대비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선별 및 처리업체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애초에 분리 선별해 배출하는 커피전문점 빨대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시민들이 버린 대다수의 빨대는 재활용되지 못한 채 쓰레기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10일 오후 1시간 반 동안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식음료점 2곳에서 사용한 빨대를 세어보니 100개가 넘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명동역점 한 곳에서만 하루 300∼350개의 빨대가 사용된다고 밝혔다. 1년이면 약 12만 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서울 1만1000곳의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빨대만 연간 3억50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플라스틱 빨대는 선별 안된채… 1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재활용품 선별업체에서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에 대한 선별작업이 한창이다. 곳곳에 빨대가 눈에 띄었지만 모두 폐기할 쓰레기로 분류했다. 빨대 대부분에 이물질이 묻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양=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최근 정부가 커피전문점, 빵집 등과 맺고 있는 자발적 플라스틱 감축 협약에도 빨대 감축 내용은 없다. 파리바게뜨만이 자체적으로 감축을 약속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양이 적다고 해서 빨대 폐기물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해양파충류 전문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연구원은 “빨대 폐기물의 양은 적지만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아 자연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며 “2015년 콧구멍에서 12cm 길이 빨대가 나와 충격을 준 바다거북 영상에서 보듯 빨대는 그 뾰족한 모양 때문에 생물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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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