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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 다음날… 美군함, 11년만에 대만해협 통과 ‘무력시위’

입력 | 2018-07-09 03:00:00

日기지 배치 구축함 2척 7일 항해… 中 “이익 위협 결연히 반대” 반발
미국산 대두 7만t 실은 화물선, 中입항 하루 늦어 67억원 관세
리커창 “유럽 등엔 관세 인하”




미국과 중국이 서로 25%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바로 다음 날 미 군함이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11년 만이다. 중국에서는 무역전쟁 등 미국과의 전방위 갈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8일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머스틴(DDG-89)과 벤폴드(DDG-65)가 전날 오전 대만해협에 진입해 동북쪽으로 향했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돼 북태평양 해역을 담당하는 구축함 2척이 전격적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을 놓고 미국이 군사안보 문제에서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벌인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은 미 군함이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것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11년 전인 2007년 11월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대만 언론은 당시 대만해협을 통과해 홍콩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미군 구축함이 추적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국방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즉각 반발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은 8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기자들에게 미 군함의 대만해협 진입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의 국가 이익을 위협하는 어떤 일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이런 방식은 대만 민중의 이익을 위협하고 중국 전체 인민의 이익을 위협한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인민이 함께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은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반격을 호언장담하면서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는 개방 확대를 강조해 미국에 함께 맞서자고 호소하고 있다. 유럽을 순방 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7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동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외국 제품에 문을 활짝 열고 중국 시장 진입을 허용하겠다”며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외국 제품에 부과하는 수입 관세를 전체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는 25% 고율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유럽에는 관세 인하를 약속한 것이다. 중국은 앞서 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농산물 등 일부 상품의 관세도 인하한 바 있다. 리 총리는 미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모두에 불리할 뿐 아니라 세계 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도 (미국에) 상응하는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은 가장 큰 도전”이라며 “무역전쟁이 대규모로 상당 기간 지속되면 중국 경제와 금융이 분명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산 대두 7만 t을 실은 벌크선 피크페가수스호가 6일 오후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에 도착해 중국의 첫 25%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고 중국권 매체들이 전했다. 이 선박은 원래 관세 부과 전에 다롄항에 도착하려 애썼으나 결과적으로 관세 부과 시점 이후 도착했다. 1억5000만 위안(약 251억 원)어치의 대두에 25% 관세에 해당하는 약 4000만 위안(약 67억 원)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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