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회의서 황각규 부회장이 대신 메시지 전달 미래역량 확보 인재 양성도 당부… 유통부문 14개 계열사 대표들 “中사업 연내 정리등 계열사 통합… 온라인에 집중, 실적부진 타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식품 부문 계열사 사장단 회의(VCM·밸류크리에이션미팅)에서 신동빈 회장(사진)이 강조한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현재 롯데의 2인자인 황 부회장은 올해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신 회장을 매주 면회하며 그룹 현안들을 챙기고 있다.
황 부회장은 “고객 재정의를 통해 제공해야 하는 가치와 전달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디지털 환경, 인구구조, 글로벌 경쟁 환경 등 세 가지 변화에 대한 우선적인 대응 전략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지속적인 기업문화의 변화 △미래역량 확보를 위한 핵심 인재 선발·육성 및 후계자 양성 △질적 성장의 가치 확보 △수립된 전략에 대한 강한 실행 등을 당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거시적인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각 사업별로 핵심 역량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보고와 당부가 오간 게 차이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총수 부재인 롯데는 황 부회장과 4개 사업부문(BU)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신 회장의 주도 아래 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모여 개최됐던 사장단 회의도 올해 하반기부터 식품, 유통, 화학, 호텔·서비스, 금융 등 5개 사업 분야별로 나눠 진행한다. 각 부문별로 해당 계열사 대표들이 실적과 향후 전략을 보고하면 황 부회장을 비롯한 비상경영위원회 경영진이 이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식이다.
4일 식품 부문에 이어 5일 열린 유통 부문 계열사 사장단 회의는 전날보다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룹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의 실적이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1∼3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각각 440억 원, 1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부문 14개 계열사 대표들은 앞으로의 생존전략에 대해 긴 토론을 벌였다. 유통 부문 계열사 대표들은 실적 부진의 타개책으로 ‘온라인 진출 전략’을 내걸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해 온라인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롯데는 향후 5년간 약 3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염희진 salthj@donga.com·강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