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어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권을 확보했다. 사측이 제시한 조건(월급 3만5000원 인상 등)이 노조 요구(11만6276원 인상 등)에 못 미친다는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강행하면 2012년 이후 7년 연속 파업이다. 조선업계도 하투(夏鬪)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행위를 신청했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오늘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다.
아무리 쟁의행위가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해도 지금 한국 제조업이 처한 현실을 보면 과연 노조가 파업하는 게 맞는 일인가 싶다. 중국, 미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은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46%나 줄었다. 미국이 수입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하면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43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가 단 1건도 없는 현대중공업, 수조 원의 혈세를 받아 겨우 연명하는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 인력 감축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현대차는 파업으로 1조6000억 원어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재작년 생산 차질 규모는 3조1000억 원이다. 습관성 파업으로 회사에 이만한 피해를 주면서 월급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행태에 말문이 막힌다. 반 토막 난 실적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고통 분담을 자처해야 정상 아닌가. 싱가포르 경쟁사보다 2.6배나 높은 시간당 임금 탓에 번번이 수주에 실패한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