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방송 ‘인천 소리 채집팀’ 해녀 물질소리-화문석 짜는 소리 등 도시화-기계화로 사라지는 정감 넘치는 소리채집 구슬땀
경인방송iFM 안병진 PD를 비롯한 소리채집팀이 화문석 짜는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경인방송iFM 제공
이 중 하나인 이곳 연순직물공장은 70년 넘은 기계로 소창을 짠다. 80세 넘은 부부와 아들이 모터와 고무벨트가 장착된 면직물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가내수공업 풍경의 공장에서는 자칫 난청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를 내는 기계가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실로 짠 소창은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둥글게 계속 말려 제품화된다. 이를 원료로 기저귀, 수건, 생리대 등 친환경 제품이 가공된다.
인천 소리 채집팀은 이날 소창공장에서 가까운 송해면 당산리 화문석마을도 들렀다. 한옥 쪽방에서 화문석을 짜는 소리를 녹취했다. 노부부와 친척 등 3명이 왕골을 다듬고 짜서 화문석을 완성하기까지 나는 소리를 1시간 동안 담았다. 왕골을 손으로 쓰다듬는 소리, 2m 높이로 자란 왕골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도 녹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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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리 채집은 지난해 4월 본격화됐다. 안 PD는 배우 이영애 유지태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나온 자연소리 녹음 장면에 착안해 인천 소리를 기록하기로 했다.
먼저 인천 섬 지역을 순례했다. 백령도 사곶해변 천연비행장에서 차와 갯벌의 마찰음, 두무진 바다 속 해녀 물질 소리, 다시마 말리는 소리를 녹음했다. ‘캠핑 성지’로 불리는 굴업도 개머리 언덕 초원에서 1박 2일 머물며 해풍에 실린 시원한 바람 소리도 생생히 기록했다.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에서 틀어주던 공습경보 사이렌(인천시립박물관 소장품) 소리, 협궤열차 종착역 주변 곡물시장 점포에서 참기름 짜는 소리, 수산물도매시장 경매 소리, 도심 속 소음 규제 때문에 20년 넘게 치지 못하고 있는 중구 내리교회 종소리 등 다양한 인천의 소리를 녹음했다.
이들 소리는 매일 오후 두 차례 방송되는 경인방송iFM ‘인천 소리 캠페인’ 시간에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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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