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진담 오가는 트위터 메시지… ‘편안한 수다’로 상대방 압박 가능 북미회담 관련 트윗만 400만건… 이란-이스라엘, ‘움짤’로 설전 러, 온도계 사진으로 英과 냉전 묘사 지지세력 결집-밀실외교 탈피 장점, “민감한 외교 가볍게 다뤄” 비판도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실무진 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트위터 캡처
싱가포르 관료들은 북-미 정상회담이란 큰 무대 뒤에 숨어 있는 장면들을 속속들이 촬영해 트위터에 부지런히 올렸다. 싱가포르가 약 162억 원을 쓰고 최대 6216억 원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에는 트위터 홍보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1일부터 회담 다음 날인 13일까지 회담 관련 트윗은 400만 건이나 됐다. 두 정상이 만난 오전 9시경(현지 시간)에는 1분당 5200건의 트윗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기’로 인식됐던 ‘트위플로머시(Twiplomacy·트위터와 외교의 합성어)’가 세계 외교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가 된 셈이다.
○ ‘스트롱맨’의 장외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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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이란을 상대로 올린 영화의 한 장면. 주미 이스라엘대사관 트위터 캡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4일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암’에 비유한 글을 적었다. 그러자 주미 이스라엘대사관은 다음 날 트위터에 할리우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 나오는 움짤(움직이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여배우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한테 왜 이렇게 집착하니”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주장을 비웃은 셈이다.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11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대응은 포퓰리스트적 수사가 증가하며 세계적으로 자주 활용된다. 이런 나라들은 다른 국가와 소통할 때 거만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오래된 수사학적 무기에 맞서 이스라엘대사관은 가장 강력한 이미지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올 3월 영국을 향해 게시한 온도계 사진. 주영 러시아대사관 트위터 캡처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트위터 외교를 하지 않는다”며 ‘트위터광’ 트럼프 대통령을 은근히 비판하고 있지만 물밑에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교적인 클럽’이 대표적이다. 이 클럽에 가입한 영국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외교 관련 뉴스를 수시로 제공받고, 러시아 뉴스를 트위터에 공유하는 대신 각종 행사에 초청받는다.
○ 정상들, 전임자로부터 ‘트위터 계정 승계’
이 뒤를 바짝 쫓는 떠오르는 리더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에 팔로어 수를 기존의 3배로 늘리더니 지난해 1월부터는 평균 5.7%씩 매달 꾸준히 늘렸다. 조사 당시 약 3013만 명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현재 5300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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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외교는 많은 정보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밀실 외교’ 가능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트위터에서 공과 사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신중하게 다뤄야 할 외교 사안마저 가볍게 다루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CNN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17일 하루 만에 18개의 트윗을 올렸다. 대통령 취임 뒤 어느 때보다도 개인적이고 이상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트윗 활동을 꼬집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트위터는 공공외교에 효과적이지만 공식 입장과 사견을 명확히 구분하는 안보·외교 현장에선 득보다 실이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안보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이 트위터로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던질 때 미국 국익은 물론 우방 이익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전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