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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 출신 대법관후보 추천 논란… 표결로 결정

입력 | 2018-06-22 03:00:00

“사법행정권 남용 연루자 부적절”, 일부 후보추천위원이 강력 반대
격론끝 한승-임성근 후보 추천




전국법관대표회의 대표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한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전·현직 대법원 법원행정처 간부를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송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 회의에서 한승 전주지법원장과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8월 2일 임기가 끝나는 고영한 김신 김창석 대법관을 이을 후보자에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있는 판사가 포함되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송 부장판사는 특히 “한 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한 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로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2014∼2016년 한 법원장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며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송 부장판사는 김창보 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서도 현직 법원행정처 간부라는 점을 들어 대법관 후보 추천을 반대했다. 또 이종석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에 대해서도 대법관 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영한 선임 대법관과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대부분의 추천위원은 한 법원장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한 법원장이 해박한 법률지식을 갖췄고 대내외 평판이 좋아 대법관 후보로 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양측 사이에 격론이 벌어진 끝에 결국 추천위원 10명이 표결을 했고 한 법원장은 8표, 임 부장판사는 5표를 얻어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됐다. 김 차장과 이 수석부장판사는 후보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상엽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21일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 전국법관대표회의 게시판에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후보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의안을 올렸다. 이 판사는 “대법원 재판을 맡는 대법관 후보자부터 사법행정을 맡는 법원행정처로부터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재 hoho@donga.com·김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