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주점 방화범 “붐빌때 기다려 불질렀다”

“출입구 못열게 대걸레 자루 끼워”

이달 17일 사상자 33명이 난 전북 군산시 장미동 주점 방화 피의자 이모 씨(55)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주점 출입구를 대걸레 자루로 막아 놓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 씨는 “17일 오후 6시경 군산 내항에 정박한 배에서 휘발유를 훔쳐 주점 앞 사무실에서 손님이 많아지기를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오후 10시 50분이 넘어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입구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며 “출입문 바깥쪽 손잡이에 대걸레 자루를 끼우고 빠지지 않도록 비닐봉투로 두 번 묶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점 안은 순식간에 화염으로 뒤덮였다. 출입구가 막혀 있어 많은 사람이 좁은 비상구로 몰리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문까지 봉쇄한 것으로 미뤄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불을 지르다가 자신도 전신 70%에 2도 화상을 입고 경기도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이 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및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