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특히 그간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강남, 서초, 송파 등 소위 ‘강남 3구’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1시 현재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22개 자치구에서 당선을 확정짓거나 당선이 확실시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 빼앗긴 중구와 중랑구도 탈환했다. 나머지 3개 지역 가운데 2개 지역은 앞서고 있고 1개 지역은 접전이다.
이 나머지 3개 자치구가 바로 ‘강남 3구’ 강남 송파 서초다.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1995년 이후 한국당 계열이 강남과 서초구청장을 놓친 적은 없었다.
20년 넘게 철옹성이던 강남구가 흔들린 이유는 한국당 소속 신연희 전 구청장(구속)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과 피로감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 전 구청장이 재임 시절 강남구 재건축 문제서부터 박 서울시장 당선자와 대립하는 동안 구 현안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 전 구청장이 구청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되자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유권자가 많았다.
송파구 박성수 후보 역시 같은 시간 63.8%를 득표해 전 구청장인 박춘희 한국당 후보(31.3%)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후보끼리 맞붙은 서초구에서는 한국당 조은희 후보와 민주당 이정근 후보가 14.7% 개표된 현재 득표율 48.4% 대 46.3%로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차지했던 중구에서는 민주당 서양호 후보가 당선됐다. 중랑구에서도 류경기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당선자를 낸 정당이 구청장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1996년 민선 1기 지방선거에서는 조순 후보를 내세운 민주당이 23곳을 차지했다. 2기에서는 고건 후보의 새정치국민회의가 19곳에서 승리했다. 3기와 4기에는 각각 이명박, 오세훈 후보를 내세운 한나라당이 22곳, 25곳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