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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안희정 쇼크 극복했다”… 이인제 “충남의 명예 되살릴것”

입력 | 2018-06-07 03:00:00

[6·13 지방선거 D―6]충남지사 후보 유세 현장
이인제 “與독주 맞서 균형 잡아야”
양승조 “이인제, 고향서도 못이겨”




병천시장 찾은 여야 후보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가 6일 오후 충남 천안시 병천시장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약 1시간 전에는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도 이 시장을 찾아 한 시민과 악수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천안=김상운 sukim@donga.com·홍정수 기자

“큰 정치 할 사람이 충청도에서 나와야 하는디….”

6일 오전 충남 천안시 이화전통시장. 휴일인 데다 5일장을 맞아 장터에 활기가 돌았다. 장을 보러 나온 김모 씨(72)는 충남도지사로 누굴 지지하느냐고 묻자 “JP(김종필) 다음으로 안희정이한테 기대를 걸었는디…”라며 말을 아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불명예 퇴진 직후 치러지는 6·13지방선거에서 충남도민의 표심은 복잡하다. 일단 최근 여론조사는 ‘문재인의 사무총장’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를 20%포인트 안팎 앞서는 걸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 간 격차가 실제론 줄어들 수도 있다. 공주에 사는 이모 씨(48·교사)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 사람 특유의 정서를 감안해야 한다. 여당 대세론에 투표를 안 하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 양승조 “이인제, 고향 논산에서도 질 것”

“(안 전 지사 낙마 이후)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판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양 후보는 충남 천안시 쌍용동 유세 직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충남도민들은 안 전 지사에 대해 애정과 아쉬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충청은 영호남에 밀려 오랫동안 한국 정치의 변방에 있었다. 안희정을 통해 (대권에 대한) 갈망을 실현하려는 정서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선만 두 번 도전한 6선 의원 출신인 이 후보에 비해 4선 출신인 양 후보의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 이에 양 후보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인은 유권자들에게 선택받기 힘들다. 이 후보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분 아니냐”고 말했다. 양 후보는 “장담컨대 이 후보는 고향인 논산에서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천안시와 아산시 거리유세에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합세했다. 추 대표는 “양 후보의 출마로 빈 천안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윤일규 후보를 꼭 채워 달라”고 호소했다.

○ 이인제 “안희정, 충남도민 자존심 실추”

“새도 두 날개로 날아야 합니다. 배도 기울어지면 침몰하고 자동차도 균형이 맞아야 목적지로 가지 않습니까.”

천안시 병천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균형’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후보는 두 팔을 내릴 틈도 없이 시종일관 앞으로 내민 채 걸으며 5일장을 찾은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올드보이’ 이미지도 있지만 인지도만큼은 여전했다. 한 70대 시민은 “노동부 장관할 때부터 응원했다”고 격려했다.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지만 이 후보 측은 “실제 민심은 경합”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도지사’를 자처하는 이 후보는 “진정한 여론은 여러분 마음속에 있다”며 “당보다는 사람과 정책을 보고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안 전 지사를 거론하며 “민주당이 8년간 도정을 이끌었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다. 퇴임식도 못 하고 사라져 충남도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무참하게 실추시킨 민주당에 다시 도정을 맡길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주한 씨(64)는 “일방통행이 불안하다. 문재인 정부를 확실히 견제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40대 시민은 “균형을 맞춰줘도 목적지로 가지 못할 게 뻔하다. 한국당이 창피하다”고 했다.

천안=김상운 sukim@donga.com / 천안 아산=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