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 혼선 가중 우려
지난달 17일 서울 마곡 연구개발단지에서 열린 ‘혁신성장 보고대회’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동아일보DB
○ 힘 잃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3일 경제부처에 따르면 김 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이 먹히지 않는 상황은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처음 불거졌던 부총리 건너뛰기 논란을 연상시킬 정도다. 지난해 김 부총리는 “명목 세율 인상이 없다”고 말했다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이 주도한 법인세 및 소득세 인상안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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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폭은 그해 경제 정책의 기본에 속한다. 한 경제부처 당국자는 “경제부총리가 내놓은 정책의 기초 추진방향을 대통령이 ‘각하’한 셈이어서 부총리가 다른 정책을 힘줘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 유지 발언이 이달 열리는 지방선거를 대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지층 결속’을 위해 강경 발언을 한 것일 뿐, 실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시작되면 김 부총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모든 경제정책 관련 간부들을 소집해 격론을 벌인 뒤 내놓은 것이라 이를 뒤집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 보유세 개편, 규제개혁에 영향?
이런 상황에서 선임 경제부처인 기재부의 정책 장악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것인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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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기재부는 최저임금에 관해 “최저임금위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만 전했다. 김 부총리의 ‘구두 개입’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추가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
기재부가 보유세 인상, 규제개혁, 서비스업 개편 등 올해 결정해야 할 다양한 경제정책에서도 주도권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유세 인상은 이달 나오는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앞서 김 부총리는 여러 차례 “보유세 개편안은 재정특위 결정을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재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의 핵심 대책 중 하나인 규제개혁도 아직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정부 스스로도 1년 추진상황 점검을 통해 규제개혁에 대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총론으로는 찬성, 각론에는 반대’ 식의 기득권 반대에 막혀 있다”고 진단할 정도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