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라, 유일 출입구 철통경호… 회담 장소 급부상 풀러턴 “12일에도 예약가능”… 김정은 숙소 아닌듯
싱가포르 현지 언론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는 ‘카펠라 호텔’(위)과 ‘풀러턴 호텔’. 각 호텔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싱가포르 현지에선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두 정상의 예상 숙소 맞히기가 한창이다. 유력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풀러턴 호텔을 숙소로 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북-미 실무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카펠라 호텔을 숙소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상회담도 둘 중 한 곳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휴양지인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는 미국 실무협상팀이 머물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이날 풀러턴 호텔을 돌아본 결과 북한이 김정은 숙소로 택하기엔 미흡한 구석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정은 경호에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 이 호텔은 차량을 타고 호텔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주 출입구 이외에도 호텔 서측과 지하 주차장 등 다양했다.
이 때문에 카펠라 호텔이 정상회담 유력 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호텔 초입의 2차선 도로는 호텔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다. 이 도로만 막으면 경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날 이 도로 초입에선 호텔 경비원이 차량 대부분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한 경비원은 “호텔 투숙객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당초 가장 유력한 장소로 꼽혀온 샹그릴라 호텔도 이날 경비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었다. 호텔로 가는 길목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배치돼 철통 경비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는 1∼3일 이 호텔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때문이지 정상회담 사전 조치는 아니었다. 12일 전후로 정상 예약도 받고 있었다. 호텔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현지 경찰은 “경비 작전은 매년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 때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더 강화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