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국에 ‘프라우다’의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그것도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천재 사업가 일론 머스크의 손에 의해. 최근 그가 10건의 연속 트윗을 통해 기자, 언론의 신뢰도 평가 사이트를 만들겠다면서 그 이름을 프라우다라고 밝혔다. 하필 탐사보도 전문 비영리 매체로부터 테슬라 공장의 안전 문제를 폭로당한 다음에 자신의 사이트를 통해 언론의 신뢰성을 평가하겠다고 나서니 순수해 보일 리 없다.
▷잇단 사고로 테슬라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4분기 손실에 이어 올해 사상 최악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에는 머스크도 한몫했다. 이달 초 실적발표회에서 생산목표 재무상태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지루하고 멍청한 질문”이라며 면박을 준 것. CEO의 무례하고 불성실한 태도에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그사이, 신차 생산 차질부터 머스크가 노조 결성을 막고 있다는 등 부정적 기사가 보도되자 위기의식과 분노를 언론을 향해 폭발시킨 듯하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