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을 기리며…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그 뒤로 매주 토요일 우린 트윈타워에서 함께 ‘새 공부’를 했다. 전망이 정말 좋고 무엇보다 한강 밤섬이 잘 내려다보였다. 구 회장은 새 관찰용 독일제 쌍안경과 망원경을 설치해뒀다. 고인에게 청둥오리, 흰죽지오리, 흰뺨검둥오리, 댕기흰죽지, 뿔논병아리, 논병아리 등 새 이름을 가르쳐주면 바로 다음 주에 그 새를 모두 알아보고 이름을 기억하곤 했다. 기억력이 대단하고 머리가 좋은 분이었다.
외국에 다녀올 때면 잊지 않고 나를 위해 새와 관련된 선물을 사왔다. 한번은 ‘북한의 새’를 다룬 과학학술지인 네이처도 구해다 줬다. 트윈타워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할 때면 “부인과 아이들도 모시고 오시라”고 권하던 정 많은 사람이었다.
구 회장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아울러 LG그룹의 세계적인 발전과 함께 가족의 영원한 건강과 화목, 행운을 기원한다.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