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충남 서산 부석사((浮石寺)는 크지는 않지만 선승(禪僧)의 체취와 우리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사찰이다.
근현대 불교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경허-만공 스님의 흔적이 사찰의 곳곳에 남아 있다. 심검당과 목룡장 현판 글씨는 경허 스님이 직접 썼다. 부석사 현판은 만공 스님의 작품이다. 대찰은 아니지만 큰스님들의 법맥이 흐르는 드문 곳이다.
사찰의 산신각에는 중앙에 산신, 우측과 좌측에 각각 선묘 낭자와 용왕을 모셨다. 여기에는 창건 설화가 얽혀 있다. 선묘 낭자는 의상 스님을 흠모했으나 사랑 고백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바다에 몸을 던진 이로 알려져 있다. 의상 스님은 이곳 도비산에 절을 지어 낭자의 혼을 위로하려 했지만 사람들이 불사를 방해했다. 그러던 중 큰 바위가 떠 호통을 치며 사람들을 물러가게 했다는 것이다. 이후 바위는 날아가 절에서 보이는 바다에 떠 절 짓는 공사를 지켜보았다. 이 돌은 물 위에 떠있다고 해서 ‘부석(浮石)’이라 했고, 절 이름도 ‘부석사(浮石寺)’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