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신들린 칩샷 두 방… LPGA 텍사스클래식 시즌 첫 승
그런데 58도 웨지로 가볍게 친 공은 마치 자를 댄 것처럼 홀을 향해 굴러가더니 거짓말처럼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박성현(25)의 시즌 첫 우승을 확정지은 칩 인 버디였다. 동반자였던 여자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줄리 잉크스터(58·미국)가 하이파이브를 먼저 요청했을 만큼 멋진 샷이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박성현이 신들린 듯한 칩샷 2방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박성현은 7일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475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텍사스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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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상금왕과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까지 휩쓸며 LPGA 무대를 평정한 박성현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7개 대회에 출전해 2번이나 컷 탈락하고, 톱10에는 1번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한 주를 쉬고 나선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장타력에 한결 안정된 쇼트게임을 펼치며 2년 차 징크스를 벗어났다.
박성현은 “지난 일주일 동안 샷 연습 시간을 줄이는 대신 칩샷과 퍼팅 연습을 많이 했다. 평소와 달리 한 주 내내 엄마와 함께 퍼팅 연습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퍼터도 바꿨고, 퍼팅 자세도 좀 낮췄다”고 말했다. 직전 대회까지 일자형 퍼터를 썼던 그는 이번 대회에는 헤드가 큰 맬릿 퍼터를 들고 나와 효과를 봤다. 맬릿 퍼터는 직진성이 좋아 짧은 퍼트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앞선 7개 대회에서 평균 퍼트 수가 30.67개(전체 115위)나 됐던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24개, 2라운드 28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올해 너무 결과가 안 좋아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깨끗하게 잊게 됐다. 시즌 전 목표로 했던 3승을 향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