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밀쳤다” 기존 해명 번복, 경찰 출석… “죄송”만 6번 되풀이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와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경찰에 출석한 조 전 전무는 올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광고 관련 회의에서 유리컵을 던진 사실을 시인했다. “유리컵을 던진 것이 아니라 손으로 밀쳤을 뿐”이라는 기존 해명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조 전 전무는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곳을 향해 던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던질 경우 특수폭행에 해당돼 이를 피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조 전 전무는 이날 오전 9시 55분경 강서경찰서에 도착했다.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온 그는 검정 정장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이어 허리를 2초가량 숙인 뒤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진심으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6차례 반복했다.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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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 일가 전체에 대한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관세청은 조 회장의 최근 5년간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0원’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2014년 7월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후부터 22개월간 34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법인카드 사용 명세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혁 hack@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