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뮤직 오브 하트’는 뉴욕 할렘가 초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취직한 로버타 과스파리의 실화를 담은 작품. 그는 클래식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빈민가 아이들에게 13년 동안 바이올린을 가르치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불어넣는다. 다리가 불편한 제자에게 그는 말한다. 다리로만 일어설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이 강하면 설 수 있다고. 진정한 스승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적’을 만드는 의사들이다. 헬렌 켈러를 절망에서 끌어올린 앤 설리번처럼.
▷선생님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2007년 초중고교생의 희망직업 조사가 시작된 이래 교사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자긍심보다 상실감과 무력감을 호소한다. ‘스승의 날’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최근 한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을 없애 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역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교육개혁을 부르짖었지만 교사들은 개혁의 주체는커녕 늘 개혁의 대상으로 취급받았다”고 탄식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