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
보험료, 커피 한두 잔 값
한 달 보험료가 1000원을 넘지 않는 보험도 나왔다. 처브라이프의 유방암 보장 상품은 월 보험료가 20세 기준 180원, 30세는 월 630원이다. 유방암이라는 주요 질병만 보장하는 대신에 보험료를 대폭 낮췄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유방암 진단 시 500만 원, 수술 시 추가 500만 원을 보장한다.
진단비만 보장하거나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낮춘 상품도 있다. MG손해보험은 보험료가 월 1만 원대인 암보험 상품 ‘다이렉트2030암보험’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진단비 1000만, 3000만, 5000만 원 중 선택할 수 있다. 보험료는 각각 다르다. 30대 남성이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으로 진단비 3000만 원인 상품(80세 만기, 20년 납입)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가 1만9710원이다.
월 보험료가 1500원인 운전자보험도 눈길을 끌고 있다. MG손해보험은 한 달 보험료가 1500원인 ‘인바이유운전자보험’을 판매 중이다. 만기를 자동차보험처럼 1년으로 줄이고 자동차 사고 성형 수술비, 화상 진단비 등 특약을 제거해 보험료를 낮췄다. 그 대신 형사적 책임이나 사고 부담 비용을 보장한다.
“보험 세부 내용 잘 살펴야”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낮은 만큼 미니보험의 마진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그 대신 기존 고객을 붙잡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6년 생명보험 계약 해지 건수는 659만3148건으로 2011년보다 54.1%나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새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비싼 보험료가 부담이 된 사람들이 가계비에서 보험료 지출을 줄인 것이다.
미니보험이 등장하면서 고객들의 상품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기존에 가입한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보험 사각지대’를 찾아 낮은 가격에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도 최근 미니보험 활성화 내용이 담긴 ‘보험 산업 혁신·발전 방안’을 발표하는 등 관련 상품 판매를 장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니보험을 가입할 때 보장 내용을 상세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금융전략실장은 “보험사는 상품 설명을 자세하게 해줘야 하고 고객들도 미니 보험의 보장 영역이 넓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가입 전에 관련 내용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