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이전 앞두고… ‘팔’ 민중봉기 ‘3차 인티파다’ 움직임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후 매주 금요일에 벌어지고 있는 반(反)이스라엘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충돌해 21일까지 시위대 39명이 사망하고 4300여 명이 부상했다. 3000여 명이 참가한 20일 시위에서도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4명이 숨지고 최소 100명이 다쳤다. 특히 사망자 4명 중 1명은 15세 소년으로 밝혀져 팔레스타인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 수가 예년보다 증가하면서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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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 대사관 이전 계획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 국무부는 2월 “이스라엘 건국일(5월 14일)에 맞춰 예루살렘에 새 미 대사관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달 뒤 이스라엘 국가계획위원회는 미 대사관 건설 규제를 면제하는 행정조치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미 대사관 이전 개막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은 ‘땅의 날’이었던 지난달 30일 이후 대규모 반이스라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땅의 날은 1976년 3월 30일 이스라엘의 영토 점거에 항의하던 팔레스타인인 6명이 이스라엘군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사건을 기리는 날이다. 올해 3월 30일 시위에선 시위대가 접근금지 지대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군과 충돌해 18명이 사망하고 1500명이 다쳤다. 201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50일 전쟁’ 이후 사상자 규모로는 최대다.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19일 성명에서 “지난 3주 동안 가자지구에 전쟁이 있었던 2014년보다 더 많은 환자를 치료했다”며 “환자 대부분이 심각한 중증 상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5월 14일을 건국기념일로 정해 기념하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5월 15일을 대재앙의 날로 부른다. 땅의 날을 기해 봉기한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대재앙의 날까지 매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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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9일 시리아 공군기지를 독자적으로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이란군 4명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인티파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비리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여론을 돌리기 위해 긴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이슬람권 국가들은 미 대사관 이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아랍연맹은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아랍권 정상회의를 열고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며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려는 미국의 결정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