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스날 홈페이지 캡처
22년 만에 아스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아르센 벵거 감독(69·프랑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회 우승, FA컵 7회 우승 등을 이뤄낸 명장이다. 2003-04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무패 우승(26승 12무)’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선수시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벵거 감독은 1981년 소속팀이던 프랑스 리그1 클럽 RC 스트라스부르 유소년 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기 시작했다.
1984년 프랑스 AS 낭시 로렌(프랑스)으로 팀을 옮긴 벵거 감독은 ▲AS 모나코 FC(모나코) ▲나고야 그램퍼스8(일본) 등을 거치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이 과정에서 조지 웨아(52·라이베리아) 등 유망주를 스타플레이어로 성장시키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아스날이 1996년 10월 1일 벵거 감독을 선택한 이유였고, 벵거 감독은 아스날 최초 ‘외국인 감독’이 됐다.
그러나 그해 우승을 마지막으로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된 오일머니와 리그 상향평준화 때문. 일각에서는 벵거 감독의 전술 운용이 허술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현지 팬들에게까지 외면 받게 된 벵거 감독은 결국 이번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벵거 감독은 20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신중하게 고민하고 상의를 나눈 결과 연말에 사퇴할 적기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이 클럽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벵거 감독은 “저는 헌신적이고 성실하게 구단을 운영했다”며 “저는 이 클럽을 특별하게 만드는 직원, 선수, 감독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저는 팬들이 팀을 끝까지 응원해줄 것을 당부한다. 모든 아스날 팬들은 이 클럽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내 사랑과 지지는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