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전 DB 80-77 꺾고 챔프에 3차전 연장 극적 결승골 김선형, 분위기 바꾸고 끝내 정상 이끌어 45경기 결장 큰 부상 딛고 부활… “아시아경기 금메달보다 기쁘다”
김선형(가운데 트로피 든 선수) 등 SK 선수단이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포효하고 있다. SK는 이날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DB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80-77로 이기며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장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김선형의 오른쪽)이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고 있다. 최 회장 오른쪽이 문경은 감독.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3점 차 SK의 리드. DB 디온테 버튼이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벗어났다. SK가 18년 만에 프로농구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이다. 안정적 경기 운영과 악착같은 수비를 보여준 SK 주장 김선형(7득점 2블록슛 1어시스트)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그는 “압박감 속에서 슛을 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왔다. 첫 번째 슛을 놓쳤기 때문에 두 번째는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스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SK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80-77로 이겼다. 4승 2패를 기록한 SK는 1999∼2000시즌 이후 팀 통산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뤄냈다. 이날 양 팀 최다인 22득점을 몰아 넣은 SK 테리코 화이트는 기자단 투표 95표 중 64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외국인 선수가 챔프전 MVP가 된 것은 15년 만. 화이트는 “챔프전에서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리더인 김선형이 고개 숙이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6차전을 앞두고 ‘1승이면 우승이다’라는 생각보다 ‘이번에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글귀를 동료들에게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차 주장인 그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2연패 후 그는 동료들과 함께 숙소 인근 커피숍에 모여 패인을 분석하고 전술 토의를 했다. 문 감독은 “선형이에게 ‘네 실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최고다. 동료들까지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부탁했다. 그가 PO에서 내 지시를 성실히 수행한 덕분에 정상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한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늦게 합류한 만큼 PO에서 제 몫을 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모비스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정규리그 45경기를 빠진 그는 2월 28일 KGC와의 경기를 통해 134일 만에 코트를 밟았다. 고된 재활을 이겨낸 그는 부상 전과 같은 돌파력을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끌었다. SK 관계자는 “PO 기간에도 김선형은 숙소에서 홀로 발목 관절 운동을 하며 수술 부위를 관리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재활 기간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면서 “우승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아시아경기 금메달보다 기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