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혁명 vs 1968혁명
학생들은 “사복 경찰 4명이 학생들을 한 명씩 넘어뜨리며 강압적으로 진압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학생들은 10일 총회를 열고 11일부터 다시 대학 건물을 점거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학내 진입을 요청한 총장의 사임과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도 했다. 이어 마크롱 정부의 공공분야 개혁에 맞서 철도 노조와 우체국 노조가 진행 중인 파업에 동조하기로 했다.
정확히 50년 전인 1968년 5월 프랑스 현대사의 분기점이 된 68혁명의 도화선이 된 곳이 바로 낭테르대였다. 당시 학생들은 낭테르대 본부 점거를 시작으로 노동자들과 힘을 합쳐 10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당시 시위대는 진압에 나섰던 CRS를 나치 친위대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이 때문에 남쪽 몽펠리에부터 북쪽 릴까지, 서쪽 보르도에서 동쪽 스트라스부르까지 프랑스 전역의 12개 대학에서 학생들이 건물을 점거하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리에서는 10일 1200명의 학생이 대학가인 소르본 광장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50년 전에도 대학의 선발 절차 도입은 68혁명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됐다. 1960년대 들어 학생이 급격히 늘어나자 1967년 크리스티앙 푸셰 교육부 장관은 대학 입학 과정에서 여러 선발 절차 도입을 제안했고 학생들은 이에 반대해 시위에 나섰다. 이후 평등교육은 프랑스 교육의 상징이 됐다.
‘혁명의 나라’ 프랑스에서 혁명과 혁명이 맞붙는 형국이다.
마크롱 대통령 주변에서는 그가 반대 세력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연이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밀어붙이는 이유를 대선에 출마하면서 출간한 그의 책 ‘혁명’에서 찾고 있다. 그는 당시 이 책에서 “나는 효율적이고 공정하고 기업가정신으로 가득 찬 프랑스를 원한다”며 “프랑스 시민들의 이런 꿈이 혁명으로 이어졌지만 이후 자유방임적 태도 때문에 그 꿈들이 사라졌다. 이제 새로운 혁명을 해야 한다”고 썼다. 공공분야와 교육에 경쟁력과 활기를 불어넣자는 그의 개혁안은 ‘마크롱식 혁명’인 셈이다.
경쟁력을 중시하는 마크롱식 혁명과 공공의 가치와 평등을 중시하는 노동자식 혁명 사이에서 여론은 일단 마크롱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정부의 SNCF 개혁, 공공개혁, 정치개혁 등 각종 개혁에 관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 이상이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