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책을 사면 사은품으로 굿즈를 고를 수 있다. 이달의 사은품 중에는 피너츠 캐릭터가 그려진 ‘데스크매트’가 있다(왼쪽).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파우치를 팔고 있다. 전국 국립박물관 11곳과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숍(museumshop.or.kr)에서도 살 수 있다. 알라딘·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평창 겨울올림픽 총괄 라이선시 사업권자인 롯데백화점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관련 상품 850여 개를 판매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이었던 2월 9∼25일 마스코트인 수호랑·반다비 인형 기프트세트, 가방걸이 인형 등 인형 품목만 총 120억 원어치가 팔렸다. 올림픽 개막 후 대회를 기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평창 굿즈’ 판매도 함께 급증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굿즈(goods·관련 상품)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굿즈는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이 그려진 상품을 말한다. 굿즈가 대중성을 얻었다는 증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알 수 있다.
2015년 4월부터는 ‘굿즈’의 언급량이 ‘명품’을 넘어섰다. 명품은 전통적인 소장품답게 ‘갖고 싶다’라는 표현과 자주 언급되는 단어였지만 값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사는 소비 트렌드가 대중화하면서 굿즈에 밀린 것으로 분석됐다.
어떤 굿즈가 SNS상에서 가장 많이 회자됐을까? 언급량을 기준으로 알라딘, 스타벅스, 국립중앙박물관, 라인, 카카오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브랜드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생활용품에 브랜드 디자인을 입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알라딘은 온라인 서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알라딘은 이벤트 대상도서 1권을 포함해 도서 5만 원 이상 혹은 전자책(e북) 3만 원 이상을 구입하면 사은품으로 굿즈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스누피와 찰리브라운 등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를 주제로 한 굿즈를 자주 선보이고 있다. SNS상에서는 “알라딘의 굿즈 구경하러 왔다가 책을 사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알라딘 관계자는 “알라딘 웹사이트 굿즈숍이나 오프라인 알라딘 매장에서도 굿즈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평균 400여 종의 굿즈를 선보이는 스타벅스도 굿즈 마니아들에게 인기다. 특히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3년 로컬 디자인팀을 만들어 스타벅스 상품을 자체 디자인해 판매 중이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 디자인팀이 있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스타벅스 굿즈 중에서 인기 있는 제품은 텀블러, 머그컵 등이다. 이 제품들은 시기가 지나면 살 수 없기 때문에 나왔을 때 ‘득템’해야 한다는 언급이 많았다.
대표 상품은 신사임당의 8폭 병풍 속 초충도를 재해석한 ‘초충도 시리즈’다. 파스텔톤의 풀잎과 꽃문양이 들어간 파우치, 에코백 등이 SNS상에서 많이 언급됐다. 1759년 영조와 정순왕후의 가례를 기록한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를 적용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의궤 3단 자동우산, 의궤 명함집, 의궤 넥타이와 연필세트 등 총 4개 상품이 지난해 판매한 상품 순위 10위에 들었다. SNS에서는 “한국적인 기념품을 사려면 인사동이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야 한다”는 언급이 나올 정도다.
모바일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주 쓰는 카카오와 라인의 캐릭터들도 굿즈로 사랑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 명당자리에는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숍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높은 인기를 보여주는 예다.
라인프렌즈의 인기 상품 중 하나인 ‘발광다이오드(LED) 터치 램프’. 롯데백화점 제공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