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DB-SK, 8일부터 챔프전… 두 감독, 연세대 2년 선후배 인연
광신상고 시절 이미 슈터로 이름을 날린 문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이 감독과 인연을 맺은 뒤 친해졌다. 이런 사연을 접한 당시 최희암 연세대 감독(고려용접봉 부회장)은 이 감독에게 ‘스카우트’의 중책을 맡겼다. 이 감독은 틈나는 대로 진로를 고민하던 문 감독을 만나 밥을 사주며 공을 들였다.
1990년 문 감독이 연세대에 입학한 뒤 이 감독과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여기에 김재훈, 이상민 등까지 가세한 연세대는 성인 농구의 강자로 떠올랐다. 최희암 전 감독은 “경은이가 노는 걸 너무 좋아해 가끔 사라질 때가 있었다. 그러면 이상범이 잡으러 다녔다”고 말했다. 이 얘기를 꺼냈더니 이 감독은 “경은이 동선을 내가 잘 알고 있긴 했다”며 웃었다.
문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DB에 2승 4패로 열세였지만 그중 5경기는 김선형이 못 뛰었다. 이번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5년 전 챔프전에 처음 올라 현대모비스에 4전 전패로 패했던 문 감독은 “그땐 나뿐 아니라 김선형 변기훈 최부경 등이 모두 어렸다. 경험을 쌓았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만큼 SK가 18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상범 감독은 “1차전에 모든 게 걸렸다. KGC와의 4강전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지만 첫 판을 이겼기에 3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고 기선 제압을 강조했다.
문 감독이 선수 시절 삼성에서 우승을 맛본 반면 이 감독은 현역 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지도자로는 정반대다. 이 감독은 KGC 시절 DB를 꺾고 헹가래를 받았다.
DB는 산성(山城)이란 표현을 들을 만큼 높이가 강점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SK 역시 최부경 김민수(이상 200cm) 메이스 등 2m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제공권에 밀려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을 허용하면 힘들어진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