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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與 19대 前의원 절반이 낙하산, 이런 게 ‘내로남불’

입력 | 2018-04-04 00:00:00


동아일보 조사 결과 낙천, 낙선 등으로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더불어민주당 19대 전직 의원 40명(문재인 대통령 제외) 가운데 20명이 현 정부에서 임명직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공기관장, 청와대 비서관, 대사(大使) 등 다양한 직군에 진출했다. 야당 시절 전 정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던 의원들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앞다퉈 밥그릇부터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임명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등 상당수 굵직한 공공기관장 자리가 19대 민주당 의원들로 채워졌다. 국민연금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김성주 김용익 전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새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로 임명직이 대체되는 일은 오랜 관행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까지 마구잡이로 보은 인사를 해서는 곤란하다. 문 대통령의 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 제1장은 ‘9년 적폐청산’이고 그 아래 6번째 세부 과제가 ‘적재적소의 인사’다. 이를 위해 ‘능력과 전문성에 기초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로 대전환’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민주당 의원 절반이 이미 고위직을 꿰찬 현실을 보며 대통령의 ‘인사의 대전환’ ‘인사의 적폐청산’ 약속이 지켜졌다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더불어민주당 정부’를 표방한 청와대의 당 인사 중용을 무조건 문제 삼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전문성을 쌓은 적임자들”이라는 설명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닐 수 없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과 유대운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은 모두 담당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에서 활동한 경력이 없고,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4명의 전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경력’만 챙기고 이미 직(職)을 던졌다.

공공기관장 등 주요 자리가 논공행상을 위한 전직 의원들의 ‘일자리’로 전락하면 그 실망과 부담은 오롯이 국민과 정부에 돌아간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고 다짐했다. 많은 국민은 문재인 정부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부터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