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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마켓뷰]제동 걸린 자동차株, 中실적 회복이 관건

입력 | 2018-03-22 03:00:00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자동차 산업은 최근 5년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렸다. 올해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중국이다. 다행히 올해 미국보다 중국 시장에서 먼저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시장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은 부품업종의 주가가 완성차 종목들보다 회복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자동차는 신차를 잇달아 내놓는다. 디자인과 성능, 가격 전략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신차 라인업의 키워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현대차는 하반기(7∼12월)에 투싼 개조 모델, 제네시스의 SUV 모델인 GV80을 내놓는다. 지난해 선보인 코나도 미국, 유럽,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기아차도 쏘울 3세대를 비롯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까지 신규 엔진의 열효율을 5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다는 의미다. 신규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은 기아차의 K3와 현대차의 투싼 개조차부터 적용된다.

가격 정책의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현대차는 연료소비효율(연비), 디자인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 인상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대신 인센티브를 낮춰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 기아차의 미국 시장 인센티브는 대당 3000달러 이상(약 321만 원)이다.

전기자동차(EV)의 시장 전망도 밝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선보이는 EV 모델 7개 중 3개를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한다. 두 회사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친환경차량 판매량은 총 30만 대로 전년 대비 36%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전기차를 발판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관련 종목들이 주가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는 중국 시장에 달렸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고전했다. 중국 시장 판매량은 114만 대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180만 대를 팔아야 공장 가동률 80%를 유지해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두 회사의 중국 시장 판매 목표는 137만 대다. 다만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월별 판매량은 3월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실적과 주가의 동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