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문화재청장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3·1절 기념식에서도 그러했다. 이번 기념식 장소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 현장인 서대문형무소였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강점기 동안 해마다 2600여 명이 투옥됐고, 김구 한용운 안창호 등 수많은 독립지사들이 옥고를 치른 곳이다. 문화재청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에 1936년 당시의 배치도를 구해 형무소 구치감과 의무실, 병감 등 상징적인 건물들을 복원시킬 계획이다.
서대문형무소 말고도 그 가치를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쓸쓸히 10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국민들의 마음에서 잊힌 채 지나온 공간과 유물들이 너무나 많다. 다음 달 13일은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9년이 되는 날이다. 광복 후 임시정부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의정원의 기록 문서들도 차례대로 들어왔다. 특히, 의정원 의장을 네 번 지낸 홍진 선생이 가지고 온 의정원 관서들은 그가 별세한 후 유족들이 보관하다가 1967년 국회도서관에 기증됐다. 총 16박스에 담긴 이 기록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핵심 역할을 이해하면서 독립 운동사를 연구하는 데도 대단히 중요한 문서다. 이 문서들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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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국가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잊고 있던 과거와 이름 없이 활동하다 스러진 수많은 독립지사들의 뜨거웠던 정신이 현재를 사는 우리 곁에서 되살아나기를 바란다.
김종진 문화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