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5일 방북]대화 진전따라 축소 가능성 시사 北, 참수작전 포함 키리졸브에 민감 軍안팎 “독수리훈련은 조정 가능”
대북 사절단의 방북으로 정부의 북-미 ‘중매외교’가 본격화하면서 4월 초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운명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북-미 대화 협의 결과에 따라서는 훈련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군 당국 실무진은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두 달간 핵(核) 항공모함 등이 동원되는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전시상황을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역시 다음 달 23일부터 약 2주간 실시하는 것으로 확정한 상태다.
미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추가 연기는 없다”고 못 박고 있는 상황. 하지만 최근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두 훈련 중) 독수리 훈련은 일정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통상 두 달간 실시되던 독수리 훈련의 기간 단축설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한미연합훈련은 ‘키리졸브’인 만큼 독수리 훈련 축소는 효과적인 대북 협상카드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15’가 적용되는 키리졸브는 북한 핵시설 등 주요 시설 점령, 북한 수뇌부 제거 등에 대한 훈련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자칫 독수리 훈련 축소를 제안했다가 북한이 키리졸브를 포함한 전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역제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연합훈련 축소를 북-미 대화를 위한 협상카드로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북-미 대화 진전에 따라 축소될 여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북-미 간)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종속변수”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