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방한 뒷얘기
이방카, 한글로 “고맙습니다”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6일 출국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트윗 글을 리트윗(왼쪽 사진)하며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한국 국민이 보여준 환대에 감사를 표시했다. 트윗 마지막에는 한글로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오른쪽 사진은 전날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를 관람하던 이방카가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 이방카 트위터·평창=AP 뉴시스
○ 이방카 “아이들 교육비로 보통 얼마 쓰느냐”
2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방카는 방한 기간 내내 겸손하고 소탈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방카는 식사, 잠자리 등과 관련해 까다로운 요구사항 없이 한국 정부의 환대에 “생큐” “원더풀” 등을 연발하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이방카가 먼저 다가와 우리 수행 직원의 안부를 물어볼 때도 있었다”며 “내가 봤던 VIP 중 가장 편했던 인사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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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는 전날 평창 올림픽 폐회식에선 케이팝 공연을 펼친 그룹 엑소 멤버들을 만나 “우리 애들이 당신들 팬이다. 이렇게 만나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방카는 또 한국의 교육열을 언급하며 정부 관계자들에게 “아이들 교육비로 보통 얼마나 쓰느냐”고 묻는 등 ‘엄마 이방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 참사를 의식한 듯 한국의 치안 환경이 어떤지를 묻기도 했다. 수행하던 한국 정부 관계자가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안전 국가”라고 답하자 이방카는 “북한의 안보 위협보다 당장 밤에 안전한 게 더 중요하지 않으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는 출국길에 취재진을 만나선 “멋진 첫 (한국) 방문이었다. 다시 방문할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방카의 첫 방한 행보에 후한 점수를 줬다. CNN은 “이방카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북한 대표단에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남북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기립해 박수를 쳤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도 이방카에 대해 “줄곧 앉아 있던 펜스와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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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방카는 북한과 관련한 이슈에는 냉정하고 침착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이방카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전 접견에서도 주로 문 대통령의 얘기를 경청했다고 한다. 한 당국자는 “이방카의 대북 메시지는 간단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및 압박, 이 세 가지”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내놓는 초강경 대북 메시지 외에 대화와 접촉에 대한 다른 어떤 언급이나 제스처도 없었다는 것이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