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유지 어려워 우선 가림막 설치”… 중고교 교과서 실린 작품 삭제 논의
21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3층에서 한 시민이 ‘만인의 방’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곳은 연작시 ‘만인보’를 쓴 고인 시인의 개인 서재를 재현한 공간이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울시 관계자는 21일 “만인의 방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조성한 공간인 만큼 고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 유지하는 건 힘들다”고 철거할 뜻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장 철거가 어렵다면 가림막을 일단 설치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만인의 방은 고 시인이 연작시 ‘만인보(萬人譜)’를 썼던 경기도 안성 서재를 지난해 11월 서울도서관 3층에 82m² 규모로 재현한 공간이다.
또 교육부는 최근 고은 시인 작품이 실린 교과서 현황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11개 중고교 국어 교과서에 ‘그 꽃’ ‘어떤 기쁨’ ‘선제리 아낙네들’ ‘머슴대길이’ ‘성묘’ 등 시 5편과 ‘내 인생의 책들’ 수필 1편 등 6편이 수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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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제작에 참가한 한 교수는 “아직 결정을 못했지만 도덕성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 1학기 교과서는 모두 인쇄가 끝났기 때문에 수정 사항은 이르면 2학기 교과서부터 반영이 가능하다.
김호경 kimhk@donga.com·김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