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마다 최소 계측단위 달라 크로스컨트리 등은 0.1초이지만, 여러명 순위 가려야 할 경우에는 초당 1만장 사진 판독해 결정
캐나다와 이탈리아가 금을 나눠 가진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나온 봅슬레이 공동 금메달이었다. 브레이크맨 코파츠는 “0.01초가 눈 한 번 깜빡하는 시간의 13분의 1이라고 한다. 그 차이는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종목이 봅슬레이가 아니라 같은 트랙을 사용하는 루지였다면 메달 색깔은 갈린다. 루지는 0.001초 차까지 공식기록을 계측하기 때문이다.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차민규는 0.01초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동거리, 가속도 등을 배제하고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금메달을 딴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에게 14.5cm가 늦은 셈이다. 경기 후 차민규는 “짧은 다리가 아쉽다”며 웃었다. 차민규의 키는 179cm였고, 금메달리스트 로렌첸은 187cm였다. 본인 말대로 좀 더 컸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소치 올림픽 남자 1500m에서도 0.003초 차로 금메달 주인이 갈렸다. 물론 0.01초 단위로 기록을 측정했다면 공동 금메달로 남았을 것이다.
13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선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의 판독 사진 결과. 당시 최민정은 실격 판정을 받았다. 오메가 제공
한편 18일 열렸던 바이애슬론 남자 15km 매스스타트에서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와 지몬 솀프(독일)는 똑같이 35분47초3을 기록했다. 바이애슬론의 최소 단위 측정은 0.1초다. 하지만 금은 푸르카드에게 돌아갔다.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선수의 기록 비교가 명확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순위를 가르는 경기의 경우 오메가는 결승선에서 포토피니시카메라로 초당 1만 장의 이미지를 찍어 순위를 가른다. 판독 결과 푸르카드는 14cm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목마다 결승선 통과 기준은 다르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모두 날이 기준이다. 선수들은 찰나의 순간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날차기’ ‘날들이밀기’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스케이트와 달리 스키의 결승선 통과 기준은 날에 해당하는 플레이트가 아닌 스키 부츠가 된다. 결승선 지상 30cm를 지나는 레이저 빔을 차단하는 순간이 기록으로 남게 된다.
평창=임보미 bom@donga.com·강릉=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