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 마친뒤 얼싸안고 눈물… 女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마침표 신소정 “北서 먼저 다가와 친해져” 머리감독 “우린 한팀… 또 기회 있길”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남과 북의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항상 환하게 웃던 세라 머리 총감독도 눈물을 흘렸다. 머리 감독은 박철호 북한 코치를 껴안았고 이어 박 코치는 골리 신소정을 안았다.
남과 북이 함께한 27일간의 동행이 끝났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7, 8위 결정전에서 한수진이 골을 터뜨렸지만 1-6으로 졌다. 단일팀은 이번 대회 5전 전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단일팀의 평창 겨울올림픽 마지막 경기로 일찌감치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6000석의 경기장에는 빈 좌석을 찾기 힘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기로 예정됐던 북한 응원단은 응원을 취소했다. 북한 선수들은 25일 폐회식이 끝난 뒤 돌아간다.
지난달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머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박 코치의 북한 선수단이 만나면서 역사적인 첫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꾸려졌다. 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력이나 출전 시간 등을 놓고 많은 논란을 낳았다. 단일팀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북한 응원단이 응원전을 펼쳤고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많은 외신이 단일팀을 쫓아다니며 질문을 쏟아냈다.
광고 로드중
의도하지 않게 남북 단일팀을 이끌었던 머리 감독의 표정에는 홀가분함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머리 감독은 “언론 앞에 서는 순간에는 우리가 두 팀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한 팀이었다. 모두 선수들 덕분이다. 정치적인 결정으로 한 팀이 됐지만 한 팀으로 경기하는 건 우리들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 선수들은 그 사이 친구가 됐다. 나중에라도 다시 단일팀으로 경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헤어질 때 북한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머리 감독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빙판 위에서 남북은 하나였다.
강릉=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