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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경기장 5곳뿐… “가시밭길이 꽃길 됐으면”

입력 | 2018-02-20 03:00:00

눈시울 붉힌 연전연승 女컬링팀
실전감각 소음 훈련도 제대로 못해… 국내 실업팀 男3팀-女4팀뿐




세계 강호를 연파하며 ‘강팀 킬러’로 떠오른 여자 컬링대표팀의 스킵 김은정. 19일 스웨덴을 꺾은 뒤 강릉컬링센터 믹스트존으로 들어선 그는 당당한 표정이었다. 매서운 눈매와 동료를 향한 명확한 지시로 ‘근엄 언니’라는 별명을 얻은 그이지만 ‘올림픽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말을 듣고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올림픽 대표가 된 뒤 여태까지 겪어보지 못한 힘든 훈련 과정을 겪었다”고 말했다. 목이 메어 말을 멈췄던 그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해내야 했다. 그런 것(외부 환경 등)에 휩싸여 잘못되면 우리만 바보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안방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강릉컬링센터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했지만 경기장 바닥 보수 문제 등으로 지난해 11월에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달간 강릉컬링센터를 이용한 후에는 형평성 및 경기장 설비 조성 문제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바람에 대표팀은 강릉컬링센터에서 관중을 동원해 실전 감각을 익히는 ‘시뮬레이션’도 할 수 없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지난해 8월 집행부 내홍으로 인해 관리단체로 지정돼 대표팀 지원에 한계를 드러냈다. 김경애(24)는 “소음 대비 훈련을 위해 우리끼리 스피커를 동원해 큰 소리를 만든 뒤 연습했다”고 말했다.

국내 컬링 환경의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저변이다. 국내 컬링 실업팀은 남자 3개팀, 여자 4개팀에 불과하다. 경기장 수도 부족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컬링연맹 관계자는 “충북 진천, 경북 의성, 경기 의정부, 서울 태릉, 강원 강릉에 전용경기장이 5개뿐이며 그나마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곳은 4군데다. 태릉컬링장(시트 3개)은 대회를 치르는 데 필요한 시트 4개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자 대표팀은 해외 투어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키워왔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표팀은 1년에 세계선수권 등을 포함해 12개 정도의 해외 대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남녀 컬링 세계 1위 캐나다는 컬링 경기장 수만 1500개에 이른다. 김민정 여자 대표팀 감독(37)은 “한국 컬링은 지금 고속도로가 아니라 가시밭길이다. 올림픽에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정윤철 trigger@donga.com·박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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