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타된 평창 개회식 주인공들
1467개의 별이 새겨진 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의 탁본을 복원해 놓은 것(위쪽 사진)과 평창 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이 천문도가 증강현실로 개막식장 하늘에 구현된 모습. 동아일보DB·SBS 화면캡처
인면조는 외신도 주목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TV에선 극히 단시간 비친 것뿐이지만 일본 SNS에서는 ‘솔직히 무섭다’ ‘아이가 보면 울어버릴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주인공 하울이 사람의 얼굴을 한 새로 변신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개회식에 등장한 인면조는 고구려 무용총의 벽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언론에 사전 배포된 자료에는 “하늘과 땅을 잇는 인면조가 등장한다”고 설명돼 있다. 틀린 건 아니지만 고대 문화사를 연구한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의 말은 조금 다르다.
등장 직후 인면조에 대한 반응이 부정적이었다가 긍정적으로 변한 건 ‘그로테스크’의 속성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로테스크는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을 지칭하는데 처음에는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숭고함과 축제성을 함께 품게 마련이다.
1467개의 별이 새겨진 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의 탁본을 복원해 놓은 것(위쪽 사진)과 평창 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이 천문도가 증강현실로 개막식장 하늘에 구현된 모습. 동아일보DB·SBS 화면캡처
TV 시청자들만 볼 수 있었지만 ‘천상열차분야지도’가 하늘을 덮는 개회식 장면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을 밝은 것은 크게, 어두운 것은 작게 표현한 과학적인 천문도다. 태조 이성계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한 뒤 1395년 제작됐다. 고구려 시대 제작한 천문도가 평양에 전해 내려왔는데 그 탁본을 바쳐 와 다시 만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학계에서는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해석한다.
개회식에서 모험을 떠나는 아이가 다섯 명이라는 것도 전통의 오방색 등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물론 오방색과 올림픽 오륜기의 색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도 “전통의 음양오행 사상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오대양 육대주의 미래로 나아간다는 걸 상징하는 장면으로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