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버거집 운영 한국인 열성팬, 숀 화이트 위한 스페셜메뉴 만들어 “금메달을 위해… 값은 100만원” 숀 화이트 소문 듣고 깜짝 방문, 식당주인 “꿈 같은일”… 돈 안받아
세계적인 스노보드 스타 미국의 숀 화이트가 11일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 인근 한 햄버거 식당에서 자신만을 위한 햄버거 메뉴와 메뉴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숀 화이트 제공
화이트의 갑작스러운 동네 식당 방문에는 사연이 있었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화이트는 공식 훈련을 하는 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너를 위한 버거를 파는 데가 있다’는 얘기를 숱하게 들었다. 이날도 한 한식집에서 점심을 먹는데 옆 테이블 손님들에게 비슷한 사연을 전달받았다.
호기심이 강한 화이트는 가만있지 않았다. 이미 식사를 마친 뒤였지만 그는 자신만을 위한 버거를 찾아 나섰다.
가격은 100만 원으로 정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팔 생각도 없었다. 그저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놓친 자신의 우상이 평창에서는 꼭 금메달을 땄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았다.
버거에는 한우 쇠고기 패티가 두 장 들어가고, 사이드디시로 닭 날개와 감자튀김이 나온다. 닭 날개는 평창 하늘을 솟구쳐오를 화이트의 비상을 상징한다고 한다. 화이트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버거를 주문해 점심 식사를 두 번이나 했다. 그 바람에 배가 좀처럼 꺼지지 않아 그날 저녁은 간단히 수프와 샐러드로 때웠다.
그럼 버거 값은 어떻게 됐을까. 윤 씨는 “설마 진짜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눈물이 날 정도였다. 100만 원을 주든가 아니면 맛있게 먹고 가시라고 했다. 이미 식사를 하시고 왔다는데도 정말 많이 드셨다. 나한테는 정말 영웅인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였다”며 웃었다.
열성 팬의 극진한 점심 한 끼를 대접받은 화이트는 13일부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 도전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