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쇼트트랙대표 임효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 우승의 원동력은 절실함이다.”
한국남자쇼트트랙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은 고사하고 동메달조차 따내지 못하며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러시아 귀화 후 첫 올림픽에 나선 빅토르 안(안현수)의 3관왕을 바라본 팬들의 비난은 날로 거세졌고, 남자쇼트트랙을 바라보는 시선은 믿음이 아닌 의심으로 바뀌었다.
이를 바라보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쇼트트랙 2관왕(1000·1500m) 이정수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터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시작 전까지 한국남자쇼트트랙의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KBS 해설위원 자격으로 평창을 방문했다.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500m에서 임효준(21·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따낸 직후 이정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남자쇼트트랙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이 나왔다는 사실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뿌듯하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인데 후배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진심이 녹아있었다.
알려진대로 임효준은 무려 7차례 수술을 거쳐 평창올림픽 무대에 섰다. 특히 2년 전 당한 허리 골절상은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소속팀(한국체대) 동료들이 “쇼트트랙 하다가 죽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을 정도다. 그랬던 그가 평창올림픽 하나만 바라보며 한계를 극복했고, 꿈에 그리던 무대에서 금메달까지 따냈다. 이정수도 임효준이 금메달을 목에 건 원동력 중 하나로 “절실함”을 꼽았다. “쉽게 탄 것 같지만, 넘어질 뻔한 위기가 수두룩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절실함 하나로 모든 위기를 굉장히 잘 이겨냈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서 달렸다. 역주였다. 투지도 대단했다”고 밝혔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