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가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는 첫 보도는 이미 지난해 8월에 나왔다. 그러나 뒤이어 내정이 취소됐다느니, 내정 자체가 없었다느니 하는 혼란스러운 소문이 흘러나왔다. 임명 절차도 이례적으로 질질 끌었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의 아그레망(임명 동의)까지 받았는데 미국에서 돌연 임명이 철회된 것이다. 구체적인 철회 이유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에 그의 대사 임명을 저지하려는 지속적인 움직임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빅터 차는 1994년 컬럼비아대에서 한미일 관계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학에 적을 두고 방송 등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조언하다가 2004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국장으로 들어가 2007년까지 일했다. NSC 아시아국장으로 임명됐을 때 “한국에서 내게 갖는 기대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미국의 이익도 강조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의 한층 높아진 충성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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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