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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배출高 28→37곳으로… “정치권력 변동에 민감 반응”

입력 | 2018-01-27 03:00:00

[토요판 커버스토리]글로벌 금융위기 10년… 국내 금융권 CEO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지형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과 마찬가지로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 CEO를 많이 배출하는 고교나 대학 순위에도 지각 변동이 있었다.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각종 규제를 받는 업종 특성상 정·관계 권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 ‘안정 경영’ 분위기가 금융권에도 미쳐

26일 동아일보와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에 속하는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 카드회사 등 금융회사 46곳의 대표이사 53명(공동 대표이사 포함)의 평균 연령을 조사한 결과 58.8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56.2세)과 비교하면 2.6세 높아졌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일반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통해 조직을 확장하는 공격 경영을 못 한 여파가 금융권에도 미친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권에서도 경기고 퇴조…대구고는 약진

고교 평준화 세대가 CEO급으로 성장하면서 CEO 배출 고교가 특정 학교에 몰리는 현상이 상당히 완화됐다. 조사 대상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1명이라도 배출한 고교는 2008년 초 28개교에서 올해 초 37개교로 9개교 늘었다.

실제로 국내 최고 명문고로 꼽혔던 경기고 출신 대표이사가 많이 줄었다. 2008년 초에는 전체 금융회사 대표이사의 22.5%를 차지했지만 올해 초에는 10.9%로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시험을 보고 경기고에 입학한 세대들이 은퇴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경기고 비중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대신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모교인 대구상고는 같은 기간 2.5%에서 6.5%로 높아졌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 실세였던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모교인 대구고는 2008년 초 대표이사가 1명도 없었지만 올해 초에는 2명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돼 비중이 4.3%가 됐다.

○ 서강대 고려대 ↑, 서울대 연세대 ↓

올해 초 기준으로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2명 이상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이상 각 9명), 연세대(6명), 서강대(4명), 한국외국어대(3명), 단국대 성균관대 영남대 전남대(이상 각 2명) 등 9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9개 대학 가운데 10년 전에 비해 대표이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대학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였다. 2008년 1명도 없었던 서강대 출신은 4명(비중 7.8%)으로 증가했다. 박 전 대통령 집권 이후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로 구성된 ‘서금회’ 회원들이 약진한 덕분이다.

반면 출신 대학 순위에서 2008년 12명으로 1위를 차지했던 연세대는 6명으로 10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 25.5%였던 비중도 11.8%로 크게 떨어졌다. 서울대 출신 비중도 23.4%에서 17.6%로 줄었다.

학과별로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온 고려대 경영학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08년 초 4.3%였던 비중이 올해 초 11.8%로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 그 대신 2008년 초 8.5%로 1위였던 연세대 경영학과는 5.9%로 떨어져 3위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사소한 것까지 감독 당국의 규제를 받는 만큼 정치권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초 기준 CEO들은 과거 정권과 연이 닿아 있는 사람이 많지만 일단 정권이 바뀐 만큼 내년 이후에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상철 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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