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체감온도 영하 23도까지 뚝… 시민들 ‘핫팩 출근’ 등 중무장 지하철 출입문 오작동 한때 스톱… 현관문-보일러 얼어 119신고 빗발 전남선 양식장 물고기 3만마리 폐사… 한파에 기어 고장난 차 행인 덮쳐
‘고드름 철창’… 오늘도 강추위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24일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의 한 가정집 처마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25, 26일도 24일과 비슷한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창군 제공
그러나 강추위는 한낮에도 맹위를 떨쳤다. 24일 오후 1시 서울의 기온은 영하 12도. 초속 6m의 칼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0.7도까지 급락했다. 일반 가정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가 영하 18도 안팎이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6.3도까지 떨어졌고 체감온도는 한때 영하 23.1도까지 내려갔다. 특히 체감온도는 23일 오전 4시 영하 16.2도를 기록한 뒤 약 40시간 동안 영하 15도를 밑돌았다. 강원 대관령의 체감온도는 24일 오전 8시 영하 36.4도까지 내려갔다.
‘고드름 철창’… 오늘도 강추위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24일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의 한 가정집 처마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25, 26일도 24일과 비슷한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창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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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지하철이 말썽이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경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 오전 8시 15분경 금천구청역에서 출입문이 고장 나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됐다. 추위 탓에 출입문 센서가 오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실외 승강장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온이 떨어지면 종종 출입문이 오작동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출입문이 고장 나고 보일러가 동파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23일 오후 9시경 서울 종로구의 한 70대 노인이 “현관 잠금장치가 얼어 열리지 않는다.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119에 신고했다. 서대문소방서 백승민 반장은 “혼자 사는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고 한파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많다”고 말했다.
한파가 원인으로 보이는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23일 오후 3시 15분경 서울 성동구 한 레미콘공장 근처 내리막길에 서 있던 윤모 씨(72)의 레미콘 차량이 갑자기 미끄러져 내려가 유모 씨(59)를 덮쳤다. 유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사고 차량의 주차브레이크는 채워져 있지 않았지만 기어는 ‘파킹(P)’에 있었다. 경찰은 “날씨 탓에 부품이 얼었다가 녹는 것이 반복되면 파킹에 둔 기어가 풀릴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는 사회복무요원과 노숙인 간에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사회복무요원들은 지하철역 근처의 노숙인을 찾아다니며 “실내에 들어가라”고 권했다. 이들은 “왜 감시하느냐”며 거부하는 노숙인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사회복무요원 김모 씨는 “오늘 같은 날씨에 혹시 동사 사고가 발생할까 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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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특교 kootg@donga.com / 고흥=이형주 / 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