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늑장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 남경필 “포퓰리즘 미봉책 즉각 중단”
장군님도 숨 막혀… 서울 덮친 미세먼지 서울 등 중부지방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바라본 이순신 장군 동상이 아주 흐리다. 뒤의 경복궁은 뿌옇게 보이고 그 너머 청와대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박원순 시장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낮고 세금만 낭비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무엇이 중헌디’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것은 재난”이라며 “시민 생명과 안전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나.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에 따르면 2015년 30세 이상 성인 1만5000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저감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서울을 뒤덮는 미세먼지가 50% 넘게 중국에서 발생하는데 이런 조치로 개선되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생뚱맞은 비판이다. 나머지 50% 가운데 배기가스가 25%를 차지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언론이나 전문가 의견은 무엇이든 받아들여 개선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나쁨’(m³당 50μg 초과) 수준에 해당하고 이튿날도 ‘나쁨’이 예보되면 저감조치가 발령된다. 그러나 경기도와 인천시는 “서울시의 일방 조치이고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참여하지 않았다. 남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감조치는 포퓰리즘 미봉책이라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남경필 지사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생활권이 하나 된 지 오래인데 서울시가 만든 정책이나 따르라는 폭군 같은 논리는 변함이 없다. 혈세를 하루 수십억 원씩 공중에 뿌리지 말고 만나서 토론을 하자”고 촉구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서울시는 17일에도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오전은 오히려 ‘보통’ 수준이었고, 발령되지 않은 16일은 ‘나쁨’ 수준이었다는 점을 들어 예보가 과학적으로 믿을 만한 수준이 될 때까지 저감조치는 보류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