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주민 여러분, 이장입니다” 공주시, 노후한 확성기 대신… 휴대전화로 메시지 전달키로
충남 공주시 우성면 신웅리의 확성기를 통한 기존 마을방송 시스템. 공주시 제공
농촌 행정의 말초신경 역할을 하는 이장은 확성기 방송으로 소식을 전달할 때 으레 이렇게 입을 떼곤 했다. 마이크 시험을 하는 동시에 목청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런 모습은 이제 농촌에서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공주시는 기존 확성기 마을방송을 전화 기반 ‘스마트 마을방송’으로 바꾸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이 같은 마을방송 체계 전환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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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지난해 1∼7월 25개 마을 1847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 수신율이 80%를 웃돌았고 70% 이상이 만족해했다고 밝혔다. 기존 확성기 방송은 수신율이 50% 안팎이었다. 음질이 좋지 않아 귀를 쫑긋 세워도 내용 파악이 쉽지 않았다. 볼일 때문에 마을 밖에 있으면 방송을 들을 수 없었다. 이장들은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 주민이 대부분 마을에 있는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늦게 방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휴식에 방해가 된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최덕근 시 미디어담당관은 “현재 대부분 낡은 확성기 시스템을 교체하려면 약 70억 원이 들기 때문에 예산 절감도 꾀할 수 있다. 마을방송은 질병 및 재난 예방, 영농 등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스마트 방송이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