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이 깊은 한 남자가 복권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기도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가 낙담해 신에게 따졌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 왜 들어주지 않는 거죠?” 신이 대답했다. “얘야, 제발 복권부터 좀 사거라.”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복권에 당첨되고 싶어 하면서, 정작 복권을 구매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남자라니. 정녕 그는 신조차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 우리의 모습이 있다. ‘변해야 돼’ ‘달라져야 돼’ 투덜대면서도 딱히 별것을 하지는 않는다. 때론 간절히 새로운 도전을 갈망하면서도 생각만 간절하고 몸은 무겁다.
“오늘 나는 적어도 세 장의 복권을 산 셈이다.”
연초가 되면 다들 새로운 소망과 꿈을 가진다. 리즈가 산 복권은 비행기 티켓 세 장이었다.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째, 우리 손에 들린 꿈의 티켓은 뭔가.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