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일 판문점 회담 수락 “평창 참가-관계 개선 논의” 문재인 대통령 “성급한 기대는 금물”… 美 “北 진정성 의문” 북핵 푸는 계기 될지, 평창후 재충돌할지 중대 분수령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가 성사되면 한반도는 유엔 올림픽 휴전결의안이 만료되는 3월 25일까지 80일간 한시적으로 평화를 맞게 된다. 과연 이 기간을 발판으로 북핵의 실타래를 푸는 ‘한반도의 봄’이 올지, 긴장의 재고조로 북-미 충돌이 재연될지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중대한 분기점에 놓이게 된다.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 16분 판문점 연락채널로 통지문을 보내 ‘9일 판문점에서의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된 통지문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비롯한 남북 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자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 정부가 제안한 회담 장소와 일정을 그대로 수락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 전화 통화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공식 합의하자 12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화답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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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던 북-미가 올림픽 후 다시 긴장 국면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가 키리졸브(KR), 독수리연습(FE) 등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단지 미룬 것인 만큼 3월 이후 실시하면 한반도 정세는 다시 냉각될 수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5일 밤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 문제를 협의했다.
남북 대화 기조를 놓고 한미 간 온도 차도 아직 남아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남북 대화가 올림픽 관련 주제에 한정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진솔한 대화에 나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