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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0.001mm 탄저균 잡아내는 ‘바이오워치’ 개막식에 뜬다

입력 | 2018-01-05 03:00:00

[평창올림픽 D-35]4만명 모이는 축제 테러 대비
올림픽스타디움 등에 4대 도입… 세균-바이러스 실시간 감지 경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0.001mm 크기의 탄저균까지 실시간으로 잡아낼 수 있는 최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각국 귀빈과 선수단, 관객 등 4만여 명이 운집하는 개막식 장소에서 생물무기 테러가 일어난다면 피해를 예측하기조차 힘들다. 정부는 사전에 올림픽을 위협할 수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빈틈없이 잡아내겠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2월 9일부터 3월 18일까지 올림픽 스타디움과 마운틴 클러스터, 강릉 아이스아레나 등에 세균과 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있는 ‘바이오워치’를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바이오워치는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 축구대회’에 처음 도입됐다.

바이오워치는 공기 중 생물 입자의 크기가 지름 1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만 돼도 감지할 수 있다. 생물 입자의 산란(散亂) 패턴을 인식해 일정량 이상 떠다닌다고 판단되면 이를 자동 수집하는 방식이다. 감지 결과는 테러대응반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담당자가 수동으로 장비를 열어보고 세균 감지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미국의 장비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장비 개발 등에 5억6000만 원이 들었다.

개·폐막식에는 우리가 보유한 바이오워치 4대를 총동원한다.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점을 감안해 행사장 사방에 설치할 예정이다. 세균 감지 경보가 울리면 대테러 요원이 검체를 이동 실험실 차량으로 수거해 온다. 신속 탐지 키트를 이용하면 해당 생물 입자가 어떤 종류인지 20분 내에 파악할 수 있다. 당국은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탄저, 페스트, 야토 등 세균과 두창 바이러스 등을 포함해 병원체 13종을 현장에서 곧장 식별할 수 있다.

만약 검출된 생물 입자가 탄저균 등 테러에 이용되는 병원체일 경우 피해 범위를 확인해 잠재적 감염자에게 항생제 투여 등 즉각 응급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탄저균을 들이마시면 하루 뒤부터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5∼20% 패혈성 쇼크를 일으켜 숨질 수 있다. 초기에 항생제나 백신을 맞으면 생존율이 올라간다. 감염자가 세균을 다시 전파할 가능성은 낮다. 2001년 9월 미국에선 탄저균 우편 테러에 22명이 감염돼 5명이 숨졌다.

다만 전파 방해와 오(誤)경보는 생물 테러를 원천봉쇄하는 데 걸림돌이다. 대규모 행사장에선 ‘드론 테러’ 등을 막기 위해 전파 방해 장치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무선 장비인 바이오워치의 신호마저 차단될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유선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몸에 해롭지 않은 생물 입자를 대량 포착해도 경보가 울리는 점은 보완해야 할 대목이다. U20 월드컵 때는 모두 6차례 경보가 울렸다. 모두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간 휴식시간에 관중이 한꺼번에 이동하거나 흡연으로 공기가 탁해진 게 원인이었다. 김주심 질병관리본부 생물테러대응과장은 “현지 기후와 돌발 상황에 대비해 훈련해왔고, 오작동을 막기 위한 장비 보완도 마친 상태”라고 자신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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