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취임해 임기 반환점을 앞둔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은 ‘뼛속까지 숙명인’이라는 평을 듣는 동문 출신 총장이다. 모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강 총장은 ‘르네상스 숙명’이라는 슬로건 아래 대대적인 ‘교육 혁신’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한편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대학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강 총장은 “1906년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최초 민족 여성사학 숙명의 창학 이념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미래의 가치를 품은 글로벌 숙명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19대 숙명여대 총장으로 취임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총장에 취임하며 다짐했던 나름의 목표를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교육정책이 변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총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얀 도화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라 숙명이 그동안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을 계승하면서 명문 숙명을 더 발전시키는데 일조하는 ‘릴레이 주자’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대학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는 어떤 발전전략을 갖고 있습니까.
여자대학이라는 사회적 소명도 다해야 합니다. 산학협력단에 국내 대학 최초로 젠더혁신센터를 신설했습니다. 남녀 간 차이를 고려해 새로운 지식 창출과 기술 활용을 촉진하고, 기술민주주의 시대에 양성평등을 선도하고자 만든 곳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음성인식기술도 여성 음성에 비해 남성 음성을 잘 인식합니다. 남성 연구자가 많아 남성 음성 샘플이 많아서라고 합니다. 앞으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협업해 젠더혁신 연구 개념을 여러 분야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지난해 동아일보 ‘청년드림 우수대학’에 이어 진로지도 분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것은 대학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직무역량별로 30개 전공 진로교과를 개발하고 전공별로 심화·실습을 위한 35개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해 교과목과 연계했습니다. 또 서울 용산구라는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만든 용산전자상가 내 숙명 크로스캠퍼스(Cross Campus)를 만들어 현장형 수업을 늘렸습니다. 글로벌 기업인 AWS(AmazonWeb Service)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한 우수 여성 IT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취업·창업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내 앙트러프러너십 센터, 창업보육센터 등을 통해 기업가 정신부터 실제 제품 개발, 크라우드펀딩까지 창업교육 전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입 준비 중인 수험생들에게 숙명여대를 소개해 주십시오.
“숙명은 대한제국 황실이 ‘여성교육을 통한 구국애족’을 위해 설립한 대학입니다. 남성 중심적 사회규범과 교육 패러다임에 정면으로 도전한 혁신적인 학풍과 정신이 숙명여대 안에 있습니다. 기록을 찾아보니 1919년 당시 우리나라 교원의 21%가 숙명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여성의 역사는 곧 숙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