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70억원 순매수 사상최대 규모 대부분 기관투자가… 국가차원 매입 송영무 국방 방문시기 맞물려 눈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해 11월 한국 증시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UAE의 국부펀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100여 개 종목에 골고루 투자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UAE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9조4620억 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7.8%(6870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9670억 원을 순매수해 한국 주식에 투자한 국가 중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증시 최대 투자자인 미국(8560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21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UAE의 한국 내 투자 행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UAE는 지난해 6∼10월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월 적게는 250억 원에서 많게는 1620억 원까지 순매도했다. 11월 이전 순매수 최대를 나타냈던 3월(1190억 원)과 비교해도 순매수 규모가 8배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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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7∼9월)까지 약 700만 달러 투자에 그쳤던 UAE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이 4분기(10∼12월)에만 10억1000만 달러(약 1조700억 원)가 들어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호텔 지분 등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동 국가와 비교해도 UAE의 투자세가 눈에 띈다. 중동 국가 중 한국의 상장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610억 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최광식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UAE는 원래 투자 규모가 상당했던 나라이긴 하지만 한 달 동안 국내에 이렇게 두드러진 투자를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정부 인사가 잇달아 UAE를 방문해 투자 확대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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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