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전자책의 등장과 더불어 ‘몰락’이 점쳐진 종이책의 힘이 여전히 그대로인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되지 싶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미국의 아마존이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출시한 것은 2007년 11월 19일. 킨들 개발 책임자가 ‘항생제, 전기와 함께 인류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으로 킨들을 꼽을 만큼 의기양양했다. 출판계도 ‘이제 종이책은 죽었다’면서 낙담했다. 올해로 킨들 출시 10년, ‘전자책의 압승’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프랑스는 종이책의 선전(善戰·잘 싸움)을 입증하는 나라로 꼽힌다. 2011년 이 나라에 킨들이 상륙했을 때 오프라인 서점과 종이책은 3년 내 멸종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뚜껑을 열고 보니 잘못된 판단이었다. 현재 프랑스 출판시장에서 전자책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동네 책방도 3300개에 이른다. 정부, 출판사, 서점이 힘을 합친 결과다. 정부는 반(反)아마존법을 만들어 무료 배송과 가격 인하에 제동을 걸었고 동네 서점들은 공동 온라인 판매망을 만들어 냈다. 전통을 존중하는 프랑스가 원체 유별나긴 해도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전자책 판매는 18.7% 줄었고 종이책은 증가 추세다. 이를 의식한 듯 아마존은 2015년 이후 오프라인 서점 7곳을 열었다.
동아일보 2017년 12월 20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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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